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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 코미디/판타지 ‧ 1시간 44분

사실 그 전까지는 이런 영화가 옛날에 있었구나, 하는 정도로만 스쳐지나쳤던 영화였다.

그런데 이번에 (여자)아이들이 낸 신곡,

 

NXDE(누드)가

마릴린 먼로와 뱅크시를 모티브로 한 파격적 컨셉의 뮤직비디오, 리더 소연의 엄청난 음악성,

이 곡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 등이 화재가 되면서

 

그와 동시에 뮤직비디오에서 등장하는 한 캐릭터도 심심치 않게 많은 논란(?)이 되었다.

 

30~60년대에 나왔던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생각나게 하는 오프닝

 

이 캐릭터를 두고 탈퇴한 그 멤버다 아니다, 하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 많은 이야기 중 하나는

애니메이션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에 나오는 로져 래빗의 와이프인 제시카 래빗을 모티브 삼아 한거다 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이 기회에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다즈니 플러스에 혹시 있을까해서 찾아봤더니 떡하니 있었다.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이 영화의 장르를 미스터리, 누아르, 코미디, 범죄, 패러디라고 명시해놨었다.

나는 처음에 장르에 누아르가 포함된 것을 보고 의아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납득이 되었다.

 

미스터리 부분에서는 제목처럼 정말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는지, 또 그 밖에 사건들이 묘한 긴장감을 주고 있기 때문에 그럴만 했고

누아르는 내용에 조직폭력배와 생명의 위협이 되는, 혹은 성적인 묘사들이 간접적으로 묘사되는 것을 보면 이해가 되었다.

코미디는 로져 래빗과 주인공 탐정 에디가 우스꽝스럽게 '당할 때', 혹은 그 밖에 캐릭터들이 우스꽝스럽거나 어처구니가 없이 다치는 꼴을 보면 그러했다.

범죄는 주인공인 에디가 있는 것부터 설명이 된다. 탐정 없는 80-90년대 범죄영화가 있다면 있긴 하겠지만 (탐정이 없으면 경찰이겠지
)하여튼 영화를 보면 다양한 범죄가 나온다. 살인사건이며, 도둑이며, 갈취, 강도, 추행 등등 신박하는 표현을 써도 될까 싶을 만큼 신박하다.

패러디는 영화를 보면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나온다. 이 영화가 나올 당시에도 관객들이 보면서 재미있어했을 까 상상하면서 나도 동시에 그런 것들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 이건 패러디일 수 밖에 없었다.

판타지는 애초에 '로져 래빗'이라는 캐릭터와 '에디'라는 사람이 같이 있는 것부터가 판타지다. 그 이유는 포스터를 보면 알겠지만 2D와 실제 사람이 한 영화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현실에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상세 정보를 보면 이와 같다.

나무위키를 보면 할리우드 영화의 모범 답안이라는 평을 듣는, [포레스트 검프] 감독으로도 유명한 로버트 저케미스가 감독.

 

이 영화는 미국 애니메이션계의 황금기라 불린 30-60년대를 오마주한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나는 무엇보다도 제작사, 배급사 등이 궁금했다.

디즈니 거라 하기에는 (디즈니플러스에 있으니 디즈니건가 하는 당연한 물음) 절대로 디즈니가 할 수 없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제작사 배급사를 찾아보았다.

스트리밍만 디즈니 플러스였던 것이다. 어쩐지. 근데 여기서 '터치스톤 픽쳐스'가 디즈니 계열사라고.

 

이 영화를 보고난 소감은 저 시대에 이러한 CG 기술이 나온 것이 그냥 감탄만 나왔고 오늘날 봐도 촌스럽지가 않은 것이 더 놀라웠다. 또 이 영화의 원작이라고 하는 게리 K. 울프의 소설 《Who Censored Roger Rabbit?》을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아쉽게도 국내 번역본은 없는 것 같았다.

일단 다양한 성격의 장르가 섞여져 있는 것 만큼 보는 재미와 몰입도가 남달랐던 것 같다.

 

누아르 장르 특유의 긴장감이 흐르다가

자연스럽게 코믹스러운 부분이 나오는 것이 몰입도를 더했던 것 같고

저 당시에 기술력이 보이긴 하나

2D 캐릭터와 실제 사람이

함께 소통하는 것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에디역을 맡은 배우 밥 호스킨스의 연기력이 나는 너무 대단했다.

나무위키를 보니까 영국의 명배우.

연기를 잘 한다는 평판을 받으며 영화계에서 칭송받은 인물이라고 한다.

 

또 우리가 TV에서 보던 애니메이션들이

사실은 만화 세계에 사는 만화 캐릭터들이

'영화에 출연'한 것이라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트루먼 쇼를 떠올리게 해주면서

희한하고 익숙한 얼굴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보는 내내 조금 불편한 것

미국 영화 특유의 잔혹하리만큼

주인공 캐릭터가 맞고 맞고 당하는 부분이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심적으로는 굉장히 불편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그러한 잔인한, 잔혹한 부분이 나랑은 안맞았다.

 

또 주인공 토끼가 굉장히 정신 사납게

깔깔거리다 징징거리는 부분이 너무 싫었는데

 

그런 내 개인적인 생각도 막는 듯이

후반부로 갈 때 에디가 제시카에게 물어본

대체 왜 로져가 좋냐는 질문

제시카는 "그는 나를 웃게 해요." 하는 부분이

결국 '로져 래빗은 다른 이를 웃길 수 밖에 없는 이다'

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려고 시도했던 것 같다.

 

영화내에 '용화액' 속으로

만화캐릭터 하나가 죽는 모습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벤젠과 아세톤 뭐 어쩌고로 만든 용화액? 생각이 기발했다.

결국 악당이 마지막에 되게 무서웠는데

이걸 초딩 때 봤으면 꿈에 계속 나왔겠다 싶었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는

누아르적인 요소와 미스터리,

판타지, 코믹 요소가 제일 컸다고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감독이나 연출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 보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도 들정도로

88년 영화라고는 하지만

굉장히 트렌디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스토리와 연출 등이 촌스럽지가 않았고

 

중간중간 디즈니 뮤지컬적인 느낌같이

살짝 유치할 수도 있겠다? 싶은 부분도 있었는데

그부분은 일부터 코믹한 부분을 살리려고 과장하며 일부러 목적을 가지고 의도한 것 같았다.

 

어렸을 때는 톰과 제리가

후라이팬에 맞거나 불로 지저지거나

얼굴이 혹사당하거나 그런 걸 웃으면서

그냥 재미로 봤었던 거 같은데

성인이 된 후에는 그런 것들을 보는게

괜히 심적으로는 안 좋게 다가왔다;;

 

내가 이상해진 건지

성인이 되고 나니까

현실을 알게 되어서 무서워진 건지.

 

왠지 그런걸 이 영화에서도

표현하고 싶어했지 않았었을까? 했던 것이

주인공 에디의 형이 죽은 이유 같은 것이다. 

 

사실 톰과 제리 같은 애니메이션만 봐도

만화 캐릭터들은 얼굴에 피아노가 깔리든

냉장고가 깔리든 망치로 맞든

죽지는 않았으나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 걸 한편에 비꼬듯이

보여주고자 했던 건 아니었을까

잠깐 생각해보게 되었다.

 

보는 재미가 있었고 사람 뿐만 아니라

만화 캐릭터들을 '재밋거리'로 보는

인간의 추악함을 돌아볼 수 있던 거 같아서 웃겼다.

 

오히려 블랙 코미디로 갔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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