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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나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은 상태로 가서 보았다.

사실 신카이 마코토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의 작품들을 다 보지를 않았다.

신카이 마코토가 내 주변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작품을 내는 유망한 감독으로 알려져 있어서

사람들이 굉장히 열을 내면서 보라고~보라고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 심리가 참 그렇다.

보라고 하거나 계속 강조해서 말할 때 더 안보고 싶어져서

지금까지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들을 잘 못봤었다.

 

그런데 이번에 주변에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

많이 생기면서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싶어하는 새내기들이 있어서

같이 보러 갔었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짧게 평해보자면

"(별점 5점 만점에) ⭐⭐⭐⭐ , 아름다운 배경에 자연의 무서움을 다시 일깨워주는 영화"

이 영화를 보면

절반은 "역시 신카이 마코토!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다 났어요!"

이러고

절반은 "그래서 이게 뭘 말하는 거지, 개연성은 저 문 너머에 두고 온건가?"

하는 반응이 반반...아니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절반 이상이 전자의 반응인 것 같다.

 

나는 솔직히 후자의 반응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뜬금없이 흘러가는 스즈메의 감정변화가

내가 일본'사람'의 감정을 못 따라가는 건가?하는 의문이 들정도였다.

또 스토리 전개도 왜 갑자기 이렇게 되는 거지?하는 의문이 중간중간 들었었다.

 

하지만 결국 인터뷰에서 감독이 하는 말을 듣고는 개연성은 따지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이 영화를 "재난영화"라고 감독은 소개했기 때문이다.

 

재난영화로서 영화의 스토리 전개는 전달할 주제도 충분히 잘 전달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고

중간중간 나오는 (실제 장소를 참고했다고 한)장소들을 보면서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할 계기도 주어주니 재난영화의 장치로서는

충분한 제 역할은 어느정도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좋은 점만 작성을 하겠다.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단점들을 써 놓았을 것이니.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역시 신카이 마코토다, 했던 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운 풍경과 색감 표현으로 감동받았다.

 

신카이 마코토의 다른 작품도 좋긴 했었지만

이 <스즈메의 문단속>은 보고나서 원령공주를 생각나게 할 만큼

지브리스튜디오의 아름다운 배경 표현을 떠오르게 할 만큼 예뻤다.

 

원령공주

원령공주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작품들 중에서

자연을 주제로 한, 주제가 아주 명확한 작품들 중에 하나다.

 

나는 왜 원령공주를 떠올렸을가 생각을 해본다면

화려한 배경과 웅장한 노래가 타 애니메이션 작품에서는 잘 찾아보기 힘든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웅장한 노래도 그냥 분위기를 장악하기만 하는 단순한 역할이 아니라

네이버 국어사전

 

숭고하다는 의미와 어느정도의 설레는 긴장감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또 자연의 아름다움이 그냥 '멋'으로만 끝내는 것처럼

분위기를 뿜어내는 용도로만 사용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말 영화의 공간적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 느낌이

이질적인 느낌이 없기 때문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나오는 남주 무나카타 소타는

지브리스튜디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생각나게 할 만큼

하울을 떠올리게 했고

영화의 가장 처음에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문'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하울의 마법사 삼촌이 마련해뒀다던 그 장면, 그 장소를 떠올리게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랬다는 것인데 인터넷을 찾아보면

감독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오마주 했다는 내용이 돌고 있긴 했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서

그냥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으로 두기도 정리한다.

 

이 영화, 너무 추천한다.


사실 감독이 언론을 통해 영감을 얻은 부분은 이것이라고 전해진다.

https://www.news1.kr/articles/4974911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 "韓 드라마 '도깨비'서 힌트 얻어" [N현장]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영화에 등장하는 '문'의 모티브가 드라마 '도깨비'라고 밝혔다.8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스즈메의 문단속' 기자간담회가 열려

www.news1.kr

어찌 되었던 이 영화에서 전달하려는 주제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한 의미로는 좋았으나

사실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해가 매끄럽게 되지 않았던,

친절하지 않은 연출도 꽤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히 재난영화의 관점으로 본다면

개인적으로는 아주아주 만족하고

우리나라의 환경에 대해서 자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끝으로 이 영화와는 크게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요즘 일본 애니 특유의 개연성 없는 감정 표현의 대사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것은 이제 일본 애니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드라마에서도 그러한 부분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서

작가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계획들, 욕망을 날 것 그대로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내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그것이 아주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작가의 개인주의에서 나온 이기심의 잔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작가뿐만아니라 요즘 독자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댓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출 할 때에 한번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쏟아낸다는 것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생각을 바로 표출하는 것이 점점 편하고

한편으로는 멋으로 작용하는 시대가 되었는데

그것이 누군가와 의사소통하는 것을 점점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한편으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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